2026년 1분기 게임업계가 신작 출시 여부에 따라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대형 신작을 선보인 업체들은 역대급 성과를 기록했지만, 기존 라인업으로 버틴 게임업체들은 다소 우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양극화가 더욱 뚜렸해진 모습이다.
2026년 1분기 국내 주요 상장업체 실적 표.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 플랫폼 다변화 등도 1분기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흥행 IP를 앞세운 넥슨·크래프톤이 나란히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반면, 신작 공백이 이어진 중견·중소 게임사들은 경영 효율화에 나섰음에도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은 모양새다.
◆ 넥슨·크래프톤, 대형 신작으로 나란히 '분기 역대 최대'
(출처=넥슨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
넥슨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201억 원, 영업이익 5426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은 '아크 레이더스'의 글로벌 흥행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크 레이더스'는 누적 판매량 1600만 장을 돌파하며 북미·유럽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여기에 매출의 이월 반영분과 1분기 판매고가 온전히 반영되면서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메이플 키우기' 등 '메이플스토리' IP 프랜차이즈도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하며 힘을 보탰다.
(출처=크래프톤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
크래프톤도 매출 1조3714억 원, 영업이익 5616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56.9%, 영업이익은 22.8% 증가했다. 'PUBG: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 매출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고, 일본 종합광고 업체 ADK그룹의 실적 편입이 기타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1분기만으로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의 53%를 달성했다.
◆ 펄어비스 '붉은사막' 하나로 판을 뒤집다
펄어비스가 선보인 '붉은사막'은 공식 발표 기준 누적 판매량 500만 장을 넘어섰다(제공=펄어비스).
이번 분기 하이라이트는 펄어비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 3285억 원, 영업이익 212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매출 419.8%, 영업이익 2584.8%라는 놀라운 증감율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영업적자를 이어왔지만, '붉은사막'이란 걸출한 신작으로 완전히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에 눈에 띄는 변화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중 '붉은사막' 매출은 266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예약 판매량 및 약 10일간의 라이브 판매고가 반영된 것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94%이며, 한국 게임업계가 핵심 진출 지역으로 꼽는 북미 및 유럽 매출에서 매출 81%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게임사가 개발한 콘솔 및 PC 패키지 타이틀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성과를 이어가며,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엔씨는 레거시 IP 서비스 강화와 함께 다양한 장르 신작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리니지 클래식' 이용자 소통 행사로 마련된 전용 PC방 입구(제공=엔씨).
엔씨소프트도 1분기 매출 5574억 원, 영업이익 1133억 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 중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070%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출시한 '아이온2'와 올해 론칭한 '리니지 클래식'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레거시 IP의 부활과 함께, 캐주얼·서브컬처·슈팅 등 신흥 장르 진출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따른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것으로 볼 수 있다.
◆ 수익구조 개선으로 안정적 흑자 이어간 넷마블과 시프트업
(출처=넷마블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
넷마블은 매출 6517억 원, 영업이익 5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6.8% 증가했다. 자체 PC 결제 도입 등 수익구조 개선을 통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분기별로 2개의 신작을 선보이는 파이프라인으로 지난해 못지 않은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출처=시프트업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
시프트업은 매출 473억 원, 영업이익 2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2% 증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규 프로젝트를 위한 인재 채용에 따른 개발비 증가가 원인으로, 수익성 자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2(가제)'의 자체 서비스를 언급하는 등 실적 우상향을 위한 행보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 카카오게임즈·데브시스터즈, 신작 공백에 부진 장기화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오딘Q', 4분기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으로 반전을 모색 중이다(제공=카카오게임즈).
신작 없이 분기를 버틴 업체들의 성적표는 다소 우울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829억 원, 영업손실 25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3% 감소했고, 모바일게임 매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신작 라인업 완성도를 높이고 하반기 성과 견인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나, 구체적인 반전 시점은 3분기로 연기된 '오딘Q' 출시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브시스터즈도 매출 585억 원, 영업손실 174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34.4% 감소하며 '쿠키런' IP 의존도 리스크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회사 측은 하반기 경영 안정화를 총력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위메이드맥스는 매출 327억 원, 영업손실 153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됐으며, 컴투스홀딩스도 매출 171억 원, 영업손실 99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2026 1분기 게임업계 실적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대형 IP와 플랫폼 확장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른 신작 라인업 확보, 플랫폼 확장은 결론적으로 글로벌 진출의 중요성이 반영된 항목으로 볼 수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신흥 시장 개척 성공여부가 곧 실적개선의 키포인트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