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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메모리 담합 의혹으로 미국서 피소

소송이 제기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출처=공식 홈페이지 캡처).
소송이 제기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출처=공식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범용 D램(DRAM) 공급을 인위적으로 제한해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담합 의혹으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했다.

해외 매체 Law360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소비자와 오프라인 소매업체를 대표하는 원고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반독점 집단소송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원고들을 대리하는 미국 로펌 바타이 던(Bathaee Dunne LLP)은 "세 회사가 2022년 이후 생산량과 공급을 조절해 D램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라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세 회사는 D램 생산을 동시에 줄이는 한편, 생산 역량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전환했다. 또한 기존 범용 메모리인 DDR3와 DDR4 생산을 축소하거나 종료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을 의도적으로 제한했다. 그러한 결정들이 지난 4년간 범용 D램 가격이 약 700% 상승하는 이유로 지목됐다.

이들은 AI용 HBM 생산 확대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세 회사가 동시에 범용 D램 생산을 줄여 공급 부족을 초래한 점이 담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쟁 시장이라면 가격이 급등할 경우 최소 한 곳 이상의 업체가 생산을 늘려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겠지만, 세 회사 모두 공급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AI 수요가 급증한 이후에도 세 회사가 범용 D램 생산을 확대하지 않고 HBM 중심 투자만 지속한 점 역시 담합 정황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보다 공정 전환과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D램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도 담합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지목됐다. D램 생산공장 건설에는 150억~200억 달러가 필요하고 생산 기술 축적과 고객 인증에도 수년이 걸리는 만큼 기존 3개 업체가 공급을 제한하면 다른 기업이 생산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이다.

또 이번이 세 회사의 첫 담합 의혹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소장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발생한 D램 가격 담합 사건에서 미국 법무부 조사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유죄를 인정하고 각각 3억 달러(한화 약 4661억 원)와 1억8500만 달러(한화 약 2874억 원)의 벌금을 납부했으며, 마이크론은 수사에 협조해 처벌을 면했다. 또한 2016년부터 2018년 가격 급등 당시에도 미국 집단소송과 중국 정부의 조사가 진행됐으며, 이번 사건은 같은 시장에서 같은 업체들이 연루된 세 번째 담합 사이클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셔먼법(Sherman Act)을 비롯한 미국 연방 및 주 반독점법 위반을 주장하며 반경쟁 행위 중단을 위한 금지명령과 손해배상, 소송 비용 및 변호사 비용 지급 등을 청구했다. 아울러 2022년 10월26일 이후 세 회사가 생산한 범용 D램 또는 이를 탑재한 전자제품을 구매한 미국 소비자와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을 인정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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