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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넥슨 창업자 인터뷰(上) “성공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

김정주 넥슨 창업자 인터뷰(上) “성공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
3조원대 주식을 갖고 있는 김정주 넥슨 창업자(NXC 대표)는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 정몽구 회장에 이어 세번째 주식부자다. 자수성가한 것, 그것도 게임업 하나만으로 성과를 이뤘고, 40대 나이로 왕성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에서 앞선 두 회장과 확연히 다르다.

김 대표는 언론에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어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지난 6월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주요 지분을 인수하고도 김 대표는 단 한번도 언론을 만난 적이 없다. ‘빅딜’이 이뤄진 뒤 각종 소문이 무성했던 것도 그래서였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돈 되는' 게임을 짚어내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또 ‘미다스의 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분유료화’라는 모델을 만들어냈고, 넥슨을 세계적으로 알린 김정주 대표에게는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나 아우라가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그는 유머러스하고 재치가 넘치는 옆집 아저씨 같은 사람이다. 김 대표는 6일 대구 노보텔에서 열린 ‘50회 KOG 아카데미’에서 특별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동안 숨겨둔 입담을 과시했다.

◆ 음악에 재능이 있었던 소년

김정주 대표는 어릴 적 학교를 빼먹기 일쑤였다고 했다. 법조계에 계신 부모님도 그것을 용납했다. 김 대표는 오늘 강연에서도 ‘좋아하는 것을 해라’고 거듭 주문했다. 그 당시 그가 좋아했던 것은 음악이다.

“어릴 때는 피아노를 배웠어요. 이후에는 바이올린을 했구요. 악기 가지고 논다고 학교를 빼먹기도 했고, 부모님도 별 말씀 안 하셨어요. 나중에 회사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도 그냥 지켜보셨지만요.”

김 대표는 바이올린에 재능이 있었다. ‘이화여대 콩쿠르에 나가 입상한 경력이 있다’며 이종원 KOG 대표가 귀띔했다. 실제로 ‘이화경향 음악콩쿠르’ 역대 수상자 명단을 보면, 1979년 제28회 초등부 대회 바이올린 부분 1위에 김정주 대표의 이름이 올라있다.

“지금은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는데 잘 하진 못해요. 애들에게 불어주면 못한다고 하지 말랍니다. 제주도 집 앞에 있는 학원에 나가는데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네요(웃음).”

김정주 넥슨 창업자 인터뷰(上) “성공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

◆ 화려한 인맥과 고마운 사람들

김정주 대표는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 2년 뒤에 ‘바람의나라’를 내놓았다. 그래픽이 움직이면 최초의 온라인게임은 이렇게 탄생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 입학했다. 당시 창업을 하던 부류와 대학원으로 간 부류로 나눴는데, NHN 이해진 의장과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함께 대학원 생활을 했다. 이해진 의장은 룸메이트였고, 송재경 대표는 나중에 창업동지가 된다.

동거동락한 이해진 의장과는 지금도 가깝다. 창업하겠단 꿈에 밤샘을 자주 하던 대학원 시절, 이 의장은 ‘그때 김정주 대표가 내 야식을 뺏어먹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마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사석에서 말할 정도다. 그 당시 에피소드를 전했더니, 김 대표는 ‘원래 마른 사람이 입이 짧다, 난 버리기 싫어서 먹었을 뿐’이라고 되받아쳤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도 가깝다.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지만 90년대 IT업계는 교류가 잦았다. 한게임을 창업한 김범수 의장, 엔씨소프트를 만든 김택진 대표 등 주요 게임업계 CEO들과 친분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대박이 나서 참 좋아요. 아무도 그게 성공할지 몰랐잖아요? 어제도 카톡으로 대화했는데, 새로운 것을 고민하고 모험을 하는 범수씨가 멋집니다.”

송재경 대표가 개발 중인 ‘아키에이지’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아키에이지’ 외부 평가와 완성도는 어떤지 물었고, 대답도 유심히 들었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인터뷰(上) “성공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

◆ 자금투자는 넥슨 DNA가 아니다

후학양성에 대한 생각도 털어놓았다.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자본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자금만 투자하는 것은 넥슨의 DNA와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전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나가서 창업을 하라고 말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위젯이죠. 이후 회사를 인수해주는 줍니다. 그래서 전 ‘메이플스토리’가 넥슨이 인수한 게임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구분 자체가 필요 없는 일이거든요.”

김정주 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창업을 해보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고 그것이 자산이 된다고 했다. 인하우스 개발에서 느끼지 못하는 절박함이 대박을 터트리기도 한다. 그는 그런 가능성을 지금 구로에 있는 몇몇 개발사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전 창업하면 ‘넥슨 기증’이라는 딱지가 붙은 냉장고나 TV를 선물해요. PT를 모니터가 아닌 그래도 좀 좋은 TV를 통해 하면 조금이나마 성과가 더 날까 하고요.”

물질적인 것보다 성공에 대한 갈망과 욕심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물론 어느 단계에 올라서면 물질적인 혜택도 따른다. 위젯을 만든 이승찬 대표는 후에 시메트릭스페이스를 설립했고, 2009년 넥슨이 이 회사를 다시 인수했다.

*2부에 계속.

[대구=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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