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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장기화되는 신작 가뭄

[[img1 ]]국내 게임업계가 불황이다. 불황도 이만한 불황이 없다. 통상 여름방학은 게임업계 최대 성수기로 불린다. 방학과 휴가로 여가시간이 늘어 그만큼 게임 이용자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분위기다. 밀려드는 신작 게임은 커녕 그 흔한 마케팅 이슈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그나마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로 이슈몰이를 하고 있을 뿐, 때 아닌 신작 가뭄이다. 이러다 외국 게임업체에 안방을 내주는 상황이 연출되진 않을까 걱정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현재 '블레이드앤소울', '리그오브레전드', '디아블로3'까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게임 중 국산 게임은 '블레이드앤소울'이 유일하다. 이들 게임의 총 사용량이 전체 온라인게임 시장의 약 43%를 차지하고, 26% 이상이 외산 게임을 이용 중인 것을 감안해보면 위기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신작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공개된 게임 대부분이 PC방 순위에 겨우 이름을 올리거나 반짝 이슈로 묻히는 경우가 더 많다.

대작 게임이 신작 가뭄을 주도했을 수도 있다. 지난달만 해도 약 10여 종이 넘는 게임이 출시됐지만, 온라인게임은 '블레이드앤소울' 하나만 공개됐다. 나머지는 모두 중국산 웹게임이다. 7월에는 '레이더즈'와 '퀸스블레이드', '용온라인', 'HON'까지 4종의 온라인게임이 출시됐다. 하지만 용온라인만 해도 지난 2010년 진온라인이란 이름으로 공개된 바 있는 게임이고, HON은 미국에서 서비스하던 게임을 현지화 한 게임에 불과하다. 어찌보면 '진짜' 신작은 '레이더즈'와 '퀸스블레이드' 2종에 불과하다.

신작 게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게임업계를 불황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있지만, 게임업계에는 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 잘나가던 회사가 한순간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고, 소규모 개발업체가 말 그대로 '대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때로는 주변 눈치보느라 갈피(신작 출품, 서비스, 운영 등)를 못잡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만큼 게임이라는 산업이 위험성도 크고,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생각이다.

더욱이 예전과 달리 국내 게임산업은 개발-서비스 형태가 아닌 단일화된 서비스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비용 대비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형태로 산업이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산 게임의 자리는 줄어들고, 중국산 저가 게임들만 시장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불황은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마감된 지스타 1차 참가 신청률이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스타 참가에 따른 비용은 물론이거니와 준비 기간, 운영 및 기타 부대비용 문제로 참가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 이야기하는 업체도 수두룩하다. 이 추세라면 올해 지스타는 역대 최소 규모는 아니더라도 역대 가장 볼 것 없는 행사가 될 수도 있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업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다고 매달 새로운 게임을 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메마른 땅을 적셔줄 고마운 단비와도 같은 게임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기나긴 무더위와 극심한 가뭄이 오래가지 않길 바란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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