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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소로 듣는 '이그리스'의 위엄… 국악과 만난 'P의 거짓'과 '나혼렙'

'P의 거짓: 서곡' OST '더 클리어 블루 스카이(The Clear Blue Sky)'를 연주한 생황 연주자 황세원과 소프라노 이한나.
'P의 거짓: 서곡' OST '더 클리어 블루 스카이(The Clear Blue Sky)'를 연주한 생황 연주자 황세원과 소프라노 이한나.
국립국악원에 'P의 거짓'과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대표하는 곡이 울려 퍼졌다.

국립국악원은 12일 서울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게임 사운드 시리즈'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지난 2024년 국악과 게임의 협업이 시작된 이후, 그 성과를 확장해 선보이는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한 행사로, 서양식 음악으로 표현된 게임 OST가 한국 전통악기와 만나 연주되는 크로스오버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국립국악원장 황성운 직무대리는 "게임은 세대와 국경을 넘어 공감대를 형성하는 종합예술"이라며 "이번 행사가 국악이 현대 대중문화 속에서 K-콘텐츠로서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탐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임 OST와 국악의 만남을 실현시킨 연주자와 작고가들.
게임 OST와 국악의 만남을 실현시킨 연주자와 작고가들.
이날 진행된 '게임 사운드 시리즈'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수상작인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OST를 국악으로 재해석한 곡들이 연주됐다.

쇼케이스 첫 무대에서는 i-dle(아이들) 협업 음원으로 주목받은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OST 곡 '어라이즈(ARISE)'를 국악 실내악 편성으로 재해석되어 연주됐다. 서양의 음계와 다른 장단과 선율로 퍼진 음악은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공연으로, 거문고를 베이스로 대금과 피리로 선율을 채운 편곡은 풍류사랑방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국악기만으로 채울 수 없는 고음 등은 양금과 같은 서양식 악기와 크로스오버 형태로 표현되어 현대적인 느낌을 살린 것도 인상적이다.
묵직하고 날카로운 소리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OST '블러드 레드 커맨더'를 연주한 태평소 연주자 박시현.
묵직하고 날카로운 소리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OST '블러드 레드 커맨더'를 연주한 태평소 연주자 박시현.
게임의 긴박함과 몰입감을 대표하는 음악은 전투 장면에 쓰이는 곡들이다. 이날 무대에서는 '블러드-레드 커맨더(이그리스 테마)'와 '선셋 듀얼(서머 배틀 테마)'의 박진감 넘치는 선율이 태평소와 장구, 꽹과리 등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타악기와 관악기의 강렬한 음색으로 재해석됐다. 특히, '블러드-레드 커맨더'는 태평소에 집중한 묵직하고 날카로운 선율과 게임 속 명장면과 함께 연주돼 뜨거운 열기를 전달했다.

편곡에 참여한 이지수 작곡가는 "너무나 현대적인 OST를 국악으로 표현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신명나는 느낌과 경쾌함을 살리는 박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양승훈 작곡가는 "5세기 부터 이어진 거문고의 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높게 평가하며 "국악기는 아직 과학적인 체계 측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많은 분야"라고 말했다.

후반부는 'P의 거짓: 서곡(Overture)'이 울려퍼졌다. 'P의 거짓'과 '서곡'에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스타일의 음악과 현대적인 K-팝 스타일의 곡들로 가득하다. 한국의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쌍룡검과 같은 아이템이나 유제니 같은 한국인 NPC를 등장시킨 만큼, 이날 현장에서는 게임 트레일러 영상과 함께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P의 거짓' 본작의 유일한 한국어 보컬 곡 '고백, 꽃, 늑대'는 정승준의 정가와 김태현의 대금으로 연주됐다.
'P의 거짓' 본작의 유일한 한국어 보컬 곡 '고백, 꽃, 늑대'는 정승준의 정가와 김태현의 대금으로 연주됐다.
'P의 거짓' DLC '서곡'의 초반부와 비극적인 사서를 담은 영상은 국악기의 구슬픈 선율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프로포절, 플라워, 울프 파트1(고백, 꽃, 늑대 파트1)'과 '더 클리어 블루 스카이'는 정가와 소프라노 협업무대로 마련돼 크로스오버 장르 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정가는 과거 지배계층인 양반들이 부르던 노래다. 마지막 곡인 '바이 애니 민스'는 대금의 산조를 통해 처절한 느낌을 살리는 방향으로 재해석됐다.

양승환 작곡가는 "예능을 보면 대금이 실수한 상황이나, 잘못된 상황에 주로 쓰인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세련된 작업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지수 작곡가는 "복잡한 오케스트라 속에 국악기처럼 존재감이 큰 악기를 조합해 밸런스를 맞추는 건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나만의 방식을 찾은 것 같다"라며 "'더 클리어 블루 스카이'는 새로운 세계를 맞이한 느낌과 소프라노의 목소리,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생황의 소리를 조합해 작업했다"라고 작업 후기를 밝혔다.
쇼케이스의 마지막에서 '바이 애니 민스'를 연주한 대금 연주자 김태현.
쇼케이스의 마지막에서 '바이 애니 민스'를 연주한 대금 연주자 김태현.
이날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앨범 '국립국악원 × P의 거짓: 서곡'과 '국립국악원 ×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멜론, 유튜브뮤직, 스포티파이 등 국내외 주요 음원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한편,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는 오는 1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주영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제12회 K-뮤직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어 영국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국립국악원은 국악으로 재해석한 게임 음악을 통해 전통음악의 글로벌 확장 방향을 제시하는 뜻깊은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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