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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주차·토렌트·셧다운제…다양한 경기 중단 사유

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데일리게임은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게.이.머'의 스물 두 번째 시간에는 다양한 이유로 경기가 중단된 사례들을 모아봤는데요. 어이 없는 이유부터 안타까운 이유까지 각양 각색의 사유들로 경기들이 중간됐습니다. 중단 사유를 접한 이용자들도 크게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는데요. 어떤 이유들이 있었는지 지금 알아보시죠.

◆도타2, 경기 중단 사유가…주차 탓?

현재는 국내 서비스가 중단돼 스팀을 통한 글로벌 서버로만 즐길 수 있는 '도타2'의 국내 리그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던 'LaHaR' 선수가 돌연 'PP'(PAUSE PAUSE, 경기 정지 요청)를 외쳤습니다. 긴급한 상황에서 갑자기 외친 경기 정지 요청에 이용자들도 크게 의아해했죠.

[게.이.머] 주차·토렌트·셧다운제…다양한 경기 중단 사유

경기를 진행하고 있던 넥슨 측 심판은 'LaHaR'에게 사유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LaHaR'의 답변이 나오자마자 경기를 시청하고 있던 이용자들이 몰린 채팅창은 빵 터진 웃음소리로 가득했죠.

'LaHaR'가 경기 중단을 요청한 이유가 바로 '차 빼달라'는 요청 때문이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흔한 요청이지만 게임 경기 중에 이런 요청을 받아 게임을 정지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 빵터지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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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편도 이런 현실적인 요구에 수긍했는데요. 한 선수는 '차도 있다니 부자'라며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셧다운제로 12시의 '신데렐라'된 선수

이 사건은 지난 2012년 10월 프랑스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리그인 '아이언스쿼드'에서 진행된 예선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당시 한국 대표 선발전에 스타테일팀 소속으로 참가한 이승현이 그 주인공입니다. 선발전에는 총 32명의 선수가 참가해 각자의 기량을 뽐냈는데요. 해외에서 주최한 경기이니만큼 해외 방송을 통해 중계되며 국내외 많은 팬들이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이승현 선수의 경기는 한국 시각 밤 11시경 시작됐는데요. 한참 경기를 진행하던 이승현은 2세트 경기 도중 갑자기 한글 채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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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셧다운하는데"라는 말을 게임 채팅으로 남긴 것이죠. 한글을 모르는 해외 중계진들과 해외 이용자들은 저게 무슨 말이냐며 방송을 시청하던 한국 이용자들에게 물었고, 한국 이용자들은 '셧다운제'라는 단어 조차 생소했던 해외 이용자들에게 이 제도를 힘겹게 설명했습니다.

밤 12시가 다가오자 강제 로그아웃을 염려한 이승현은 모았던 모든 자원으로 저글링과 바퀴를 생산해 상대방의 본진에 쳐들어 갔습니다. 무모한 한 차례 러시가 막히자 이승현은 바로 'GG'를 선언하고는 바로 게임을 종료하고 말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국내 서비스는 여성가족부에서 도입한 게임 셧다운제에 따라 밤 12시부터 만 16세 미만 이용자들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데요. 당시 이승현은 만 15세로 셧다운 적용 대상이었습니다. 결국 이승현 선수가 경기 도중 셧다운을 의식해 기권패하게 된 것이죠.

셧다운제에 대한 설명을 들은 해외 이용자들의 반응
셧다운제에 대한 설명을 들은 해외 이용자들의 반응

이승현의 기권 사유를 이해한 해외 이용자들은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이 사건은 언론에서 크게 다루며 널리 알려졌고, 지난해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블리자드 마이크모하임 대표도 이 사건을 언급하며 셧다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토렌트 다운로드 탓에 롤챔스 경기 중단?

지난 3월 12일에도 경기 중계가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2016'에서 Rox와 삼성의 세 번째 경기 중에 나타난 일인데요.

경기를 한참 중계하던 중 갑자기 중계 화면이 윈도우 화면으로 튕겨나갔다가 다시 경기 화면이 나타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생중계 중에 벌어진 일이라 시청자들이 모두 이를 지켜봤죠.

보통 이런 문제가 클라이언트의 문제거나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등 하드웨어의 문제라면 게임을 정지하고 문제를 해결한 뒤에 다시 게임을 재개하게 되는데요. 이번 경우엔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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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화면 하단에 USB에 용량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출력되는 바람에 경기 화면 송출이 중단 됐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추가적으로 문제가 된 것이 옮기는 영화 파일명이 '[WWW.Cpasbien lo] Le Tout.Nouveau.Testament.2015.FRENCH.1080p.BLUERAY.mkv'로 토렌트 등의 프로그램으로 불법 다운로드를 시행했을 때 주로 보이는 형식의 파일명이라 불법 다운로드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러일으켰습니다.

게다가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는 PC에서 이런 개인적인 용무를 봤다는 것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결국 OGN 측은 사과문을 게시하고 담당자의 징계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비난은 쉬이 수그러들지 않고 얼마간 지속됐습니다.

지난 날의 잘못을 되새겨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할 텐데요. 상암에 새롭게 둥지를 튼 OGN이니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기운차게 달려나갔으면 합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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