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의 인디 개발사 산타 라조네(Santa Ragione)는 최근 자사 공식 소셜 네트워크 페이지를 통해 "'휠즈 오브 아우렐리아'라는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애플의 결정에 업체 측이 반박하고자 했지만 약간의 '유예 기간'이 부여됐을 뿐 결정 자체는 뒤집히지 않아 결국 오는 25일자로 게임이 삭제될 상황에 처했다는 것.
PC와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렛폼으로 선보여진 '휠즈 오브 아우렐리아'는 1970년대의 서부 이탈리아 해안을 차량으로 여행하며 당시의 시대상을 경험할 수 있는 비주얼 노벨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2016년에 출시된 이 게임은 역사적인 사실에 캐릭터들을 잘 녹이며 인디 게임계에서 좋은 평가와 함께 다수의 상을 받았다.
이러한 정책은 과거 앱스토어 초기 게임이나 앱을 앱스토어에 출시한 뒤의 관리에 대한 규정으로 만들어졌다. 앱스토어나 iOS 판올림에 맞춰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관리가 되지 않았던 경우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휠즈 오브 아우렐리아'의 경우, 관리 차원의 업데이트는 없었던 것이 맞지만 이미 완성된 작품으로 현재 버전의 iOS에서도 문제 없이 플레이할 수 있기에 업데이트가 필요 없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주장이다. 이들은 "게임이 최신 버전의 iOS에서 원활하게 작동함을 애플에 증명했음에도 우리들의 주장은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받은지 5분 만에 최종 기각됐다"라고 항변했다.
산타 라조네의 피에트로 리기 리바(Pietro Righi Riva) 공동 창립자 겸 디렉터는 게임 디벨로퍼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영화나 책, 음악도 다운로드 수가 적다고 삭제하는 것인가? 아니라면 왜 게임만 다른 대접을 받는 것인가?"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이러한 애플의 정책은 게임을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 관점을 강화하고 있으며, 애플 생태계가 인디 게임에 대한 성공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또한 "애플이 '구식'으로 간주한 앱을 삭제하는 것은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모호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 업데이트를 강요하는 방식"이라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해 개발사의 지속 가능성과 창작 활동이 위협받게 된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업계에서는 애플이 가지고 있는 독점적인 지위가 이러한 '사건'을 불러오고 있다 지적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디지털 시장법(DMA) 시행이나 미국 법원의 앱스토어 개방 명령 등으로 애플이 문호를 개방하기는 했지만 수수료에서 꼼수를 사용하는 등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상황서 애플의 결정에 개발사가 저항할 방법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
특히 같은 상황의 앱들에 동일한 처분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며 "모든 앱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처분을 내릴 수 없다면 최소한 업체의 항소 만큼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애플은 자신들의 결정을 결코 쉽게 바꾸지 않는 업체다"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