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와 이 회사의 퍼블리셔인 비방디유니버설게임즈(VUG)는 16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개발 현황과 향후 한국내 서비스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블리자드와 VUG는 당초‘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한국 서비스를 담당할 협력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양측은 블리자드 ‘배틀넷’을 활용한 서비스가 더 나을 것으로 판단, 직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판권 협상을 빌미로 한 업체 실사 과정에서 VUG코리아는 국내 업체들의 온라인게임 서비스 노하우는 물론, 마케팅과 프로모션 계획과 자금력까지 모두 파악해 간 것은 물론이다. 이는 결국 경쟁사가 될 수 있는 국내 업체들로부터 온라인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산업 스파이 행위에 해당한다.
실사 대상 업체 가운데 사업자를 선정했다면 몰라도 지금처럼 직배를 결정했다는 것은 상도의를 무시한 행위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배 발표 직후 비방디를 향한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VUG와 블리자드가 국내 게임 업계를 우롱했다는 것이다. 특히 판권 협상에 임했던 업체들은 일순간 허탈해진 모습이다.
이에 대해 VUG는 “블리자드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직배를 결정한 것은 단지 한국의 온라인게임 업체를 통한 서비스보다는 블리자드의 배틀넷을 통한 서비스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또 국내 게이머들이 블리자드가 배틀넷을 통해 직접 서비스를 해 줄 것을 요청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으나, 실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게 협상 업체들과 전문가들의 견해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VUG와 블리자드가 직배를 결정한 것은 우선 국내 업체들의 선지급 로열티 금액이 작았기 때문이며, 최근 블리자드와 VUG의 사이가 멀어지면서 개발사가 직접 판권 비즈니스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실 VUG가 그동안 한국 내에서 해온 판권 비즈니스 행태나 VUG코리아의 지난 2년 간 행적을 살펴보면 이번 직배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그러나 조만간 VUG는 한국 게임업계와 게이머들로부터 지금까지 부린 횡포의 댓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