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합류한 윤 CSO는 엔씨소프트는 오픈마루 스튜디오를 비롯한 새로운 사업영역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김택진 대표가 누차 엔씨소프트를 인터넷 솔루션 업체로 키워나갈 뜻을 내비쳤고, 사업들도 전개해 왔었다. 윤 CSO 영입은, 자신이 책임져 왔던 신 시장 개척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석인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에 집중하기 위한 김 대표의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 CSO가 MIT에서 '뇌와 인지과학'을 전공하고 SK텔레콤 상무로 재직 당시 'T인터랙티브'라는 개인화 서비스 사업을 총괄해 왔다. 그녀가 추구해 온 사업 영역들은 개방형 인터넷 비즈니스와 관련이 있기에 엔씨소프트가 추구하는 새 사업과 방향성이 같다. 때문에 김 대표가 진두지휘 할 때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고 사업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들도 제기된다.
윤 CSO의 능력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사업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게임사업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게임을 통해 거두어들인 수익을 다른 곳에 사용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김 대표가 추진해 왔던 ‘웹라이프’, ‘게임팅’, ‘플레이엔씨’ 등 많은 웹 비즈니스 모델들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게다가 하드코어 RPG를 제외하고는 타 게임 장르 서비스도 성공하지 못했다. 개발력은 인정 받았지만, 글로벌 퍼블리셔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능력으로 확장보다는 게임사 본연의 역할인 개발과 퍼블리싱을 보다 충실히 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또한 자신의 아내에게 신 사업을 맡겨 놓았기에 김 대표 본인은 든든할 수 있으나, 부부 경영체제가 가져올 수 있는 혼선도 문제다. 신 사업에 대한 지휘체계와 인사권 문제가 그것이다.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부부’라는 관계에 얽매여 공ㆍ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윤CSO 입장에서는 자신의 뜻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인사들로 팀을 꾸려야 하기에 인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도 않다. 지휘 체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김 대표가 신 사업에 대한 지휘권을 윤 CSO에게 상당부분 이양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역시 새 사업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접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두 사람 간 동일한 비전을 가지지 못할 경우 어긋난 지휘에 신 사업은 방향성을 잃게 될 위험도 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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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그녀는 누구?
‘천재소녀’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윤송이(33)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993년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199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데 이어 24세에 미국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이후 맥킨지&컴퍼니 매니저, 와이더댄닷컴 이사를 거쳐 2004년 3월 28세의 나이에 SK텔레콤 임원이 되어 세간에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엔씨소프트와 관계를 맺은 것은 2004년 사외이사로 등재되고 나서부터다.
윤 CSO는 2004년부터 엔씨소프트 최연소 사외이사로 3년간 근무하면서 2억 6422만원의 연봉을 받았으며, 2006년 7월에는 스톱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4000주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2004년 월스트리트저널 선정 ‘주목할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에 선정되기도 한 그녀는, 지난해 김택진(41) 엔씨소프트 대표와 비밀리에 결혼해 최근 2세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