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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 어제와 오늘

'라그나로크' 어제와 오늘
◇67개국 4500만명의 게이머가 즐기는 '라그나로크' 대표 이미지.

최근 한국의 게임산업은 수출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은 세계 곳곳으로 수출돼 게임으로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며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라비티가 서비스하는 '라그나로크'는 온라인게임의 해외 진출 성공사례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임이다. 67개국 4500만 이용자가 즐기는 게임인 '라그나로크'는 단순히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기간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67개국 4500만 회원 보유...진정한 글로벌 게임

'라그나로크'는 전 세계 67개국에 진출해 진정한 글로벌 게임이다. 그라비티는 2002년 '라그나로크' 대만-홍콩과 일본지역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듬해인 2003년에는 태국과 중국, 북미, 필리핀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이어 그라비티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서비스를 시작했고 유럽과 남미, 인도, 중동지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그라비티는 무려 16개 언어로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과 미주지역의 경우 영어 서비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라비티는 프랑스어와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루투갈어, 러시아어 버전의 '라그나로크'를 별도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아시아권에서도 중국어 간체와 번체, 일본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시아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아랍어 서버를 운영 중이다.

'라그나로크'의 글로벌 누적 회원이 4500만명에 달해 남한 인구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중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게임 중 '라그나로크'보다 누적 회원이 많은 게임들이 없지는 않지만 '라그나로크'는 이용자가 전 세계에 고루 분포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열린 오프라인 행사의 모습.

◆누적 매출액 2700억원...일본 비중 50% 넘어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로 벌어들인 돈은 2008년까지 무려 2700억원에 달한다. 그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데 2008년만 놓고 보면 해외 매출 비중이 85%에 달한다. 2008년 그라비티는 모바일게임과 OSMU 수익을 뺀 '라그나로크' 관련 매출액이 400억원 가량인데 이중 한국 매출은 60억원으로 15%에 머물고 있다.

국가 별로 살펴보면 일본지역 매출이 단연 최고다. 그라비티는 2008년 일본지역 로열티 수입으로만 230억원을 거둬들였다. 그라비티는 일본 외에도 아시아와 유럽, 북미와 남미 등에서 고른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일본과 비교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김정률 전 회장이 그라비티 지분을 소프트뱅크 계열에 비싼값에 팔 수 있었던 것도 '라그나로크'의 탁월한 일본 실적 덕분이었고, 충성도 높은 일본 이용자들은 아직도 '라그나로크'를 즐기기 위해 아낌 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모바일과 콘솔로 영역 확대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에 등장하는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를 앞세워 다양한 OSMU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를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과 콘솔게임을 제작했으며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을 제작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먼저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모바일게임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2002년 6월 휴대폰에서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라그나로크 외전'을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어 그라비티는 2004년부터 2005년에 걸쳐 복사, 궁수, 검사, 도둑, 상인, 마법사 등 각 직업을 테마로 하는 '라그나로크 모바일' 시리즈를 출시했다. 6편의 직업별 모바일게임은 원작의 특징을 그대로 구현해 각 캐릭터가 모험을 펼치는 2D RPG 형식을 취했다. 그라비티는 최근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즐기는 MMORPG '라그나로크 노스탤지어'를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귀여운 몬스터 '포링'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라비티는 닌텐도 DS 버전 '라그나로크 DS'를 출시해 콘솔시장 안착을 노리고 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DS'를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먼저 발매해 선주문 12만장을 넘기는 성과를 거뒀고 오는 25일 국내 정식 발매를 앞두고 있다. '라그나로크 DS'는

그라비티는 OSMU 핵심사업으로 애니메이션 사업을 전개해 총 26편의 애니메이션 TV 시리즈 '라그나로크 디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2004년 4월부터 9월까지 일본의 TV동경에서 방영해 큰 화제를 모았으며, 국내에서는 2005년 1월부터 SBS를 통해 '마법신화 라그나로크'라는 이름으로 사랑 받았다. '라그나로크'의 인기에 따라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9개국과도 '라그나로크' 애니메이션 판권 계약이 체결돼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캐릭터 상품과 OST, 각종 출판물까지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의 귀여운 캐릭터들을 잘 살린 캐릭터 상품을 제작해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라그나로크'를 대표하는 몬스터인 '포링' 관련 상품은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어 '포링' 관련 상품만 60종이 넘는다. 캐릭터 산업이 발달된 일본에서는 500종이 넘는 '라그나로크' 캐릭터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OST도 빼놓을 수 없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의 오리지널 BGM 편곡 앨범과 보컬곡 중심의 스페셜 앨범 등 2개의 CD로 구성된 '더 메모리즈 오브 라그나로크'를 2006년 5월 발매했다. 이 앨범에는 4개의 가사곡과 1개의 아리아 등 다섯 곡의 보컬곡을 포함해 총 27곡이 수록돼 있으며 '라그나로크'의 배경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사운드템프의 곡 설명도 담겨 있어 음악 제작과정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이외에도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와 관련된 다양한 출판물을 제작해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라그나로크' 원작 만화를 새롭게 각색한 '라그나로크 코믹스', '월간 라그나로크'에 연재됐던 '라그나로크 4컷 만화'를 모아 엮은 'LEONA'S 4컷 라그나로크', '라그나로크'의 가이드북인 '라그나로크 온라인 바이블' 등 부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라그나로크' 스토리를 각색한 앤솔러지 만화의 경우 수백 종에 이르는 출판물이 출시됐다.

◇필리핀 3만 관객 앞에서 성황리에 열린 RWC 2008 현장 모습.

◆RWC와 그라비티 페스티벌 등 성황리 개최

그라비티는 해마다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해 '라그나로크' 이용자들의 변함 없는 성원에 보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라그나로크 월드 챔피언십'(이하 RWC)이다. RWC는 '라그나로크' 세계 최강의 길드를 선발하는 대회로 지난 2004년 17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1회 대회가 열린 바 있다.

2007년 개최된 2회 대회는 각 국가별 예선전을 거쳐 선발된 11팀(한국, 미국, 러시아, 일본, 태국, 대만, 브라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독일)이 경합을 벌였다. 3회 대회였던 RWC 2008의 경우 최초로 제3의 국가인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했으며, 한국과 일본, 태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7개 팀과 대만/홍콩, 북미/오세아니아, 프랑스/벨기에, 중동/아프리카, 유럽국가 등으로 나눠 선발한 5개 팀 등 총 12팀이 경합을 벌인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라비티는 오는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일본 파시히코 요코하마홀에서 RWC 2009를 열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도 국가 별 대표팀이 총출동해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룰 예정이다.

그라비티는 RWC 외에도 그라비티 페스티벌을 '라그나로크'가 서비스되고 있는 주요 도시에서 개최해 이용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윈한 노력을 기울였다. 행사가 열릴 때마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복장을 한 이용자들이 몰려 행사장의 분위기를 띄웠다. RWC와 그라비티 페스티벌 등과 같은 이용자 대상 이벤트들이 '라그나로크'의 오랜 인기에 큰 힘을 보탠 것이 분명하다.

◆끊임없는 업데이트와 리뉴얼로 늘 새롭게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에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리뉴얼을 적용시키며 게임을 늘 새롭게 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라비티는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과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핑크 라그나로크'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간담회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라그나로크'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리뉴얼을 준비, 17일부터 캐릭터 레벨을 확장하고 다양한 신규 콘텐츠가 보강된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번 리뉴얼로 '라그나로크' 캐릭터 레벨은 기존 99레벨에서 향후 150레벨까지 확장되며, 더욱 강력한 3-1차 직업군 등장으로 새로운 성장과 모험의 세계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전투 공식, 공격 속도, 스킬 캐스팅 등 기초 시스템을 리뉴얼해 장기간 업데이트로 축적된 밸런스 저해 사항을 해결하고, 사냥터의 편중 현상 해소, 캐릭터 성장 방식 다변화, 직업 간의 특색 강화 등을 통해 보다 자유롭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초보자 수련장 및 UI 개선, 레벨 별 튜토리얼, 퀘스트 알리미 시스템을 적용해 게임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최희준 라그나로크 스튜디오 부서장은 "8년 간 서비스해 온 라그나로크가 오는 리뉴얼을 통해 한층 진화된 시스템을 선보였다"며 "이번 리뉴얼로 새로운 성장과 모험을 위한 신규 콘텐츠 개발, 밸런스 저해 사항 해결, 게임 시스템 편의성 확대 등의 기반을 마련하고 더욱 발전적인 라그나로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 바란다"고 말했다.

◇'라그나로크 핑크' 리뉴얼 포스터 모습.

◆언제까지 최고 자리 지킬까

'라그나로크'는 1차 비공개 테스트(2001년 3월)가 시작된지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후로도 많은 온라인게임이 출시되고 해외에 수출됐지만 글로벌 성공 사례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게임은 여전히 '라그나로크'다.

'라그나로크'는 어느 문화권에서 보더라도 귀엽고 아기자기한 무국적 캐릭터들을 앞세워 여러 지역을 동시에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라이트 이용자들을 위한 캐주얼 MMORPG 장르를 개척한 게임이 바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당분간은 '라그나로크'의 인기가 시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라그나로크'의 귀여움이 유효한 기간 동안은 게임의 수명이 계속 연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라그나로크'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게이머들에게 주는 상쾌한 느낌은 발달된 기술이 적용된 신작 3D 게임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2' 런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라그나로크'의 탁월한 캐릭터성일지도 모르겠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와 함께 성장했고 그로 인해 오늘의 자리까지 왔다.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와 함께 일궈 나갈 내일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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