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명텐도' 발언에 GP2X 위즈 주목
이명박 대통령의 뜬금 없는 발언이 게임업계를 발칵 뒤집었다. 이 대통령이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왜 만들지 못하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통령의 이름과 닌텐도의 합성어인 '명텐도'가 인기 유행어가 됐고, 국산 휴대용 게임기 GP2X 위즈는 '명텐도' 선두주자로 떠오르며 홍보효과를 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명텐도'에 어울리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상반기 중으로 출시가 예정됐던 게임파크홀딩스의 GP2X 위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GP2X 위즈는 각종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되며 홍보효과를 얻었으나 실제 판매로 얼마나 연결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통합 진흥원 출범... 게임은 뒷전?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지난 5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흡수 통합됐다. 통합 전부터 제기됐던 게임산업 위상 격하 우려는 통합 진흥원 출범식이 끝난 뒤 게임업계 전반에 널리 확산됐다.
5월7일 열린 통합 진흥원 출범식 현장에서 공식 초청된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방송국 사장들과 연예인들이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었고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동영상을 통해서나 만날 수 있었다.
통합 진흥원의 초대 수장을 맡은 이재웅 원장은 국내 콘텐츠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아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불만을 야기시켰다.
이 원장이 방송통으로 게임업계 사정에 밝지 않다는 점도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통합 진흥원이 출범한지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와 같은 우려는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CJ인터넷 매각설 등 인수설 줄이어
지난 6개월 동안 주요 게임업체들과 관련한 M&A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CJ인터넷과 같은 대형 퍼블리셔는 물론이고 게임방송을 보유한 온미디어까지 인수설에 휘말리면서 적지 않은 이야기 거리를 낳았다. 최대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다음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가장 큰 규모의 인수 관련 소문은 CJ인터넷이 연관됐다. CJ그룹이 CJ인터넷을 팔기로 결정하고 SK텔레콤을 비롯한 기업들과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은 바 있다. CJ인터넷 매각설은 한때 증권가와 게임업계에 급속도로 확산됐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흐지부지됐고 결국 CJ인터넷은 여전히 CJ그룹 소속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가 대형포털 다음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과 온미디어가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은 비슷한 시기에 널리 퍼졌다. 엔씨소프트는 다음 인수설에 대해 부인했지만 온미디어는 오리온이 지문 매각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케이스다.
온미디어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CJ그룹으로 CJ오쇼핑을 통해 온미디어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CJ 외에는 IPTV 사업자이자 유무선 통신업자인 SK텔레콤과 KT가 온미디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토와 관련한 논란이 그 어느때보다 많았던 상반기였다. 게임산업협회는 다수의 게임업체들과 함께 오토 척결 운동을 벌였는가 하면 일부 게임사들은 게임 내에 오토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상반되는 행보를 보였다.
오토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지난해 12월 있었던 유인촌 문화부장관의 "오토를 근절하겠다"는 발언이 있고 난 뒤부터다.
유 장관의 발언 이후 해를 넘겨 2009년 초에는 엔씨소프트 '아이온' 이용자들 사이에서 오토 프로그램이 널리 확산돼 일부 이용자들이 회사측에 오토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자사 게임 오토 배포 사이트를 폐쇄하며 대응하기 시작했고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주요 게임사들과 함께 오토 척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야인터랙티브는 중국산 게임 '무림외전'에 오토 유료 아이템을 도입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야는 오토 유료 아이템이 포함된 버전의 '무림외전'의 심의를 받기 위해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야구-축구 인기 폭발...스포츠게임 전성시대
상반기 동안 스포츠게임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프로야구 인기 부활에 힘입어 '마구마구'와 '슬러거' 등 야구게임이 호황을 누렸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박지성의 맹활약에 '파피온라인2'가 들썩거렸다.
스포츠게임 인기 상승을 주도한 장본인은 야구게임들이다. '마구마구' 서비스사 CJ인터넷은 3년간 100억원 가까운 거액을 들여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후원에 나섰고 이에 야구게임들이 적지 않은 반사 이익을 누렸다. '마구마구'와 '슬러거' 등 온라인게임은 연일 동시접속자 기록을 경신했고 게임빌과 지오인터랙티브, 컴투스 등 모바일 업체들도 야구게임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다양한 야구게임이 인기를 얻은 것과 달리 축구게임 중에서는 네오위즈게임즈 '피파온라인2'만이 고군분투했다. '피파온라인2'는 박지성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하는 등 소속팀 맨유에서 맹활약한 것과 사상 최초로 남북한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호재에 힘입어 꾸준한 점유율을 유지했다.
축구와 야구 외에 다른 스포츠 장르 게임들은 부진을 면치 못해 희비가 엇갈렸다. 하키 소재 게임인 '슬랩샷'과 족구게임 '공박' 등은 일찌감치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 또한 축구게임 중에서도 캐주얼풍의 게임들은 여전히 시장에서 냉담한 반응을 얻었다.
◆FPS게임 해외시장 개척 활발
지난 상반기 동안 국산 FPS게임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FPS 본고장인 북미와 유럽시장까지 공략하며 FPS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는 넥슨의 '컴뱃암즈'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컴뱃암즈'는 북미에서 1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컴뱃암즈'에 이어 국내 1위 FPS게임 '서든어택'도 북미시장 공략에 나섰다. 게임하이는 현지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진행해 성공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일본에서는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 '아바' 등 국내에서 성공한 게임들이 시장에 안착한 가운데 파크ESM의 '오퍼레이션7'도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과 엔트리브가 퍼블리싱하는 '블랙샷'도 최근 일본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와 넥슨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이 FPS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형세다. '크로스파이어'는 120만 동시접속자를 돌파했으며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도 50만 이상이 꾸준히 접속하고 있어 앞으로도 다른 게임이 이를 뒤집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년만의 심의 수수료 인상...업계 반발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심의 수수료를 대폭 인상했다. 게임위는 인상폭과 관련 절차에 대한 업계 반발이 거세 한 차례 인상폭을 조정한 뒤에야 인상된 심의료를 적용할 수 있었다.
게임위는 연초부터 심의수수료 개정관련 간담회를 열고 심의료 인상을 위한 사전작업을 추진했다. 게임위가 책정한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적용하면 최대 1000%가 넘게 심의료가 오르게 돼 업계의 반발이 거셌다.
게임위는 10년간 인상하지 않은 심의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며 강행 의사를 밝혔고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보조를 받는 게임위가 심의료를 올릴 명분이 없다고 맞섰다.
결국 게임위는 인상폭이 하향 조정된 수정안을 내놓았고 중소기업 감면 제도 등을 마련한 뒤에야 인상된 심의수수료 체계를 적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상폭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오른 심의료가 부담된다는 입장이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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