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 PC 교체 주기를 정하기가 너무 어렵다. 한번 구입하면 최소한 2-3년을 써야 하는데 잘못 구입할 경우 기존 제품과 별 차이 없는 성능에 눈물을 흘릴 수 있고, 사양에 신경을 쓰다 보면 너무 큰 출혈로 인해 속이 쓰린 세월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PC를 교체하기로 마음 먹을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CPU다. CPU의 성능이 지금 보유한 기종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추후 업그레이드는 가능한지 여부만 잘 따져도 합리적인 PC 교체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CPU 제품군이 쏟아지고 있는 2009년 가을은 PC를 교체하기에 나쁘지 않은 시기라 할 수 있다.
◆인텔, 코어 i7과 i5 본격 출시
전세계 CPU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인텔은 주력 CPU 브랜드를 코어2듀오와 코어2쿼드에서 코어 i7과 코어 i5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어 i7과 i5는 이전 세대 CPU와 소켓이 다르고 메모리도 DDR3 메모리를 채택하는 등 변화의 폭이 커 단순 CPU 업그레이드가 아닌 PC 교체를 통해서만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인텔의 차세대 고성능 CPU 코어 i7은 빼어난 성능을 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초기 비싼 가격으로 인해 시장 보급률이 낮았다. 소켓1366 기반의 코어 i7은 CPU 가격만 해도 50만원을 넘고 메인보드 가격도 40만원 가까이 돼 일반 이용자들이 구입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인텔이 소켓1156 기반의 코어 i7과 코어 i5 제품군을 출시하면서 시장판도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특히 코어 i5 750 모델은 8월 출시된 이후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해 다나와 CPU 판매순위 2위에 까지 올랐다. 20만원대 초반의 부담없는 가격에 성능도 대폭 향상된 코어 15 750은 10만원대 중후반의 메인보드와 함께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AMD, 애슬론2 앞세워 대반격
여전히 중저가 제품 위주로 인텔을 공략하고 있는 AMD는 AMD 64 브랜드에 이어 애슬론2 브랜드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애슬론은 AMD가 인텔과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해준 제품군으로 애슬론2 브랜드를 들고 나온 AMD의 각오가 남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켓 AM3와 AM2+, AM2를 모두 지원하는 이 제품은 최근 2년 안으로 AMD 기반 PC를 구입한 이들이라면 CPU 교체만으로도 더 나은 성능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신규 구입자들은 DDR3 메모리를 통한 더 나은 대역폭을 기반으로 한층 높은 속도를 느낄 수 있다.
◆새 PC에 어울리는 그래픽카드는?
PC 구입에서 CPU 다음으로 중요한 부품이 그래픽카드이다. 특히 3D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CPU보다 그래픽카드가 더 중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 투자할 돈을 줄여서라도 그래픽카드는 제대로 구입하는 편이 좋다.
고사양 패키지 게임을 풀옵션으로 돌리려고 하는 이들만 아니라면 그래픽카드는 항상 10만원에서 20만원 사이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 너무 싼 값의 제품을 구입할 경우 원하는 성능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최고 사양의 제품은 가격 차이가 워낙 커 선뜻 손이 가기 어렵다.
엔비디아 제품군 중에서는 지포스 9800GT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 가장 무난하고 AMD는 HD 4800계열이면 충분한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 코어의 3D 성능도 향상됐기 때문에 당장 그래픽카드가 필요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내장 그래픽카드로 버티면서 추후 부품을 추가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
◆1TB 하드디스크는 기본, LCD 모니터는 듀얼로?
전반적으로 PC 부품 가격이 하락한 상황이어서 하드디스크 용량도 1TB 정도를 구입하기에 부담이 없다. 10만원 안팎이면 주요 브랜드의 1TB 하드디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
10만원대 제품도 많을 정도로 LCD 모니터 가격도 많이 하락한 상황이어서 듀얼 모니터 구성을 해도 큰 부담이 가지 않을 것이다. 한쪽 창에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다른 창으로 인터넷 서핑이나 다른 용무를 볼 수 있다. 동시 작업을 위해서는 PC사양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듀얼 모니터가 가져다 주는 편리함도 그에 못지 않을 것이다.
◆구입한 뒤 다른 제품 처다보기 금지
많은 사람들이 PC를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을 구입한 뒤 후회를 하고는 한다. 공을 들여 가장 저렴하고 조건이 좋은 곳에서 구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싸게 파는 곳을 발견하거나 더 좋은 제품의 가격이 하락했다는 비보를 듣고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때문에 일단 새로운 PC를 장만한 뒤에는 당분간 가격 정보 사이트를 비롯해 다른 제품에 대해서는관심을 끊는 것이 상책이다. 그저 나아진 당신의 PC 성능만을 만끽하면 된다. 그리고 몇년의 세월이 흘러 느려진 PC 속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 그때 다시 새 제품 구입에 나서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