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e스포츠 프로게임단과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조기행)이 블리즈드엔터테인먼트의 일방적인 협상중단 선언 및 곰TV의 독점계약과 관련 "지난 10여년간 한국e스포츠 발전을 위해 땀과 열정을 쏟아온 프로게이머들과 게임단, 팬의 존재를 원천적으로 무시한 처사"라고 규정하고 "모든 게임단이 힘을 모아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장사인 SK텔레콤을 비롯, KT, STX, MBC게임 등 12개 이사사와 협회 측은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블리자드와 그래텍의 게임물 독점계약과 관련해 항의의 뜻을 밝히는 자리를 가졌다. 이사사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게임으로서 수명이 다한 스타크래프크를 한국의 선수들과 게임단, 팬들이 e스포츠 종목으로 발굴, 육성해왔다"며 "e스포츠의 대표 종목인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활성화를 통해 매출 증대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블리자드가 그동안 별다른 지원 활동을 하지 않던 가운데 이제 와 지적재산권을 내세워 리그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 대한 사전 승인과 선수의 실연, 방송중계기술에 의해 생산되는 경기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협회의 재무회계에 대한 자료 제출 및 감사권한을 요구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조건을 내는 것이 파국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협회는 기밀유지협약(이하 NDA) 논란의 경우 협회가 그동안 협상파트너에 대한 존중의 뜻을 지키기 위해 내용에 대한 비밀을 지켜왔을 뿐 NDA는 체결된 적이 없다고 밝히며 "블리자드는 협회가 먼저 NDA를 파기했다고 비난하는데 체결된 NDA가 있다면 문건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지적재산권 논란에 대해서도 "스포츠의 개념에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의 e스포츠에 대한 기여도와 게임 개발사에 대한 존중, 원저작자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게임 사용료를 지불하겠다는 것이 협회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지적재산권 분쟁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이를 넘어 블리자드의 무리한 수익 및 통제권한 요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12개 게임단은 공동 명의로 블리자드에게 ▲게임제작사가 게임단과 방송사, 협회 등 유관 기관의 경영까지 간섭하고 소유권을 과도하게 주장하는 것이 정당한지 ▲사실상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리그 초창기에는 침묵하다가 뒤늦게 지적재산권을 들고 나온 의도가 무엇인지 ▲협회와 게임단 대표가 공동으로 협상에 임할 경우 응할 의향이 있는지 등 3개항을 공개적으로 질의하고 성의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최원제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e스포츠는 개인이나 기업의 소유가 아니라 e스포츠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팬들과 노력해온 선수들의 것"이라며 "단순한 게임에서 선수, 게임단, 방송사 등 관련 주체들의 스포츠와 과정을 통해 관람형 스포츠로 대중화된 e스포츠는 특정 기업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대중 스포츠는 팬들의 볼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공공재이므로 팬을 필두로 선수와 게임단, 블리자드를 포함한 게임 개발사, 방송사 등 관련자 모두가 윈윈한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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