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플라이에서 '스페셜포스'를 비롯한 게임들의 e스포츠 대회를 담당하는 성시경 과장은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프로게이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다양한 장르 게임 실력이 출중했던 고수 게이머 출신으로 맵 제작자, 게임방송 해설, 대회 기획자, PC방 사장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끝에 드래곤플라이에서 e스포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옛날 일이라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Nangin_Ks라는 아이디로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기석 선수가 우승한 메이저 대회에서는 4강에 오르기도 했는데 승부욕이 부족해서인지 다 이긴 게임에서 패했고, 다른 대회에서도 주요 고비를 넘기지 못해 이렇다 할 입상 경력이 없는 것은 아쉽네요."
성시경 과장은 독특한 전략과 전술을 선보이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괴짜로 통했다. 성 과장은 프로토스를 상대로 머린과 메딕을 중후반까지 사용하는 전략으로 주목받기도 했으며, 사우론 저그가 유행하기 전에 유사한 스타일의 해처리를 빠르게 늘리는 저그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전략을 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정석보다는 특이한 전략을 하려고 노력하다보니 변태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죠. 특히 랜덤으로 경기를 할 때는 항상 상대에게 종족을 알려줬는데 그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단지 종족을 고르기 싫었고, 랜덤을 선택해서 이점을 얻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성 과장은 방송대회 입상 경력은 없지만 고수들 사이에서 실력을 인정받았고, 그의 아이디는 여전히 올드 게이머들 기억에 남아있다. 성 과장의 독특한 전략과 전술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낭인류'라 불리며 오래 인기를 모았다. 가수 성시경이 데뷔하던 당시 "게이머 성시경이 아니다"고 말했을 정도로 성 과장은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예전에는 검색창에서 성시경을 입력하면 저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나왔는데 가수 성시경 데뷔 이후 1주일만에 검색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하이텔 PC통신 개오동에서 주로 활동한 탓에 예전 기록도 많이 사라져서 개인 블로그에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는데 얼마 되지 않네요."
성시경 과장은 '스타크래프트' 대회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디아블로2', '울펜슈타인 3D' 등의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두루 섭렵했다. 성 과장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공식 맵으로 쓰이기도 한 '스타크래프트' 맵 '다크스톤'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온게임넷을 통해 방송된 '디아블로2' 관련 프로그램에 해설자로 출연하기도 했다. 성 과장은 IT 기업에 입사한 뒤에는 여러 종목의 대회를 직접 주관하는 업무까지 진행해 e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영역을 두루 섭렵했다.
"e스포츠가 오래 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게임 콘텐츠 분야로 진출해 게임 운영 업무를 맡다가 퇴사하고 안산에서 PC방을 열었습니다. 열심히 운영했는데 여름에 비만 오면 물이 샐 정도로 건물에 하자가 있어서 결국 망하고 2005년에 다시 게임업계로 돌아왔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운영팀에 입사했는데 e스포츠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보직이 달라졌고, 드래곤플라이로 자연스럽게 넘어와 스페셜포스 관련 리그를 주관하고 있네요. 사실 예전만 해도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e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성시경 과장은 요즘 '스페셜포스' 프로리그를 키워나가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가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해 시작한 '스페셜포스' 프로리그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실무자인 성 과장 입장에서는 욕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열심히 노력하고 투자한 것에 비해서는 돌아오는 결과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프로리그를 시작한다고 해서 당장 게임 동시접속자가 증가하고 매출이 더 나오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프로리그 인기가 더디게 올라가는 것 같아 속이 탑니다."
성시경 과장은 '스페셜포스' 프로리그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성 과장은 한국e스포츠협회와 게임단을 위해 지원할 수 있은 것들을 최대한 지원해 대회의 롱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페셜포스 챔피언십과 인터리그를 통해 대만에서 열기가 아주 뜨겁습니다. 대만을 비롯한 해외에서 국내 스페셜포스 프로리그 동영상을 꾸준히 보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대회의 인기가 상당합니다. 프로리그는 협회 주도로 진행되는 대회인 만큼 드래곤플라이는 최대한 협회와 게임단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에 많은 성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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