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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만화가 게임을 만났을때…게임, 만화 경계를 허물다②

최근 만화와 게임이 만나 게임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만화와 게임이라는 각기 다른 길을 걸어오던 두 집합체가 기분 좋은 융합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사실 만화와 게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궁합입니다.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은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했습니다. 만화를 기반으로 첫 발을 뗐다해도 틀리지 않은 말입니다. 데일리게임은 만화와 게임, 그 떼 놓을 수 없는 관계를 한번 살펴봤습니다.<편집자주>

[기획] 만화가 게임을 만났을때…게임, 만화 경계를 허물다②

◆흥행한 만화, 실패한 게임

만화를 소재로 한 게임이 꼭 성공하리란 법은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드래곤볼온라인'과 '프리스트온라인'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이들 게임은 원작의 명성을 뒤로 한 채 게이머들에게 혹평과 아쉬움만 남긴 게임으로 기억됩니다.

'드래곤볼'은 80~90년대 전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입니다. 다소 폭력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국민 만화입니다. 드래곤볼은 총 42권까지 출간됐으며, 전세계 3억 부 이상 팔린 인기만화입니다.

반다이코리아에서 개발한 '드래곤볼온라인'은 지난 2007년 CJ E&M 넷마블(구 CJ인터넷)이 판권을 확보, 2010년 2월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초기 '드래곤볼온라인'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당시 회사측에 따르면 평일 동시접속자수 4만명, 주말에는 5만명 수준을 이어가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드래곤볼온라인'은 운영 및 서비스 정책에 따른 이용자들의 항의가 이어지며 외면을 받았고, 이용자들로 부터 원작을 넘어서지 못한 아류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한편 CJ E&M 넷마블은 최근 '드래곤볼온라인'의 서비스 2주년을 기념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넷마블 측은 이용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귀환 이벤트 및 축하댓글 달기, 아이템 가격 할인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무공술 업데이트 및 꾸준한 콘텐츠 제공으로 원작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는 방침인데요. 환골탈태를 선언한 '드래곤볼온라인'이 게이머들에게 다시 한번 주목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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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E에서 서비스했던 '프리스트온라인(러쉬온라인)'도 원작의 후광을 얻지 못한 게임으로 손꼽힙니다. '프리스트온라인'은 만화 '프리스트'를 원작으로 제작됐습니다. 서부 장르와 공포를 융합시킨 환타지물입니다.

만화 '프리스트'는 강렬한 펜터치와 드라마틱한 연출이 어우러지면서 기존 한국 만화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 작품으로 유명하죠. 이 만화는 헐리우드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프리스트'는 현재까지도 연재 중에 있으며, 16권까지 출간된 상태입니다.

JCE는 지난 2003년 1월 '프리스트온라인'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기에 앞서 사업성 부족 및 원작 작가와의 저작권 계약 종료 등을 사유로 2006년 3월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서비스가 종료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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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니버스가 개발한 '개구리 중사 케로로팡팡(케로로팡팡)' 또한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만화 '케로로(원제 케로로군조)'는 외계인의 코믹 지구침략기를 담은 케로로 중사와 지구인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만화입니다. '케로로군조'는 일본 요시자키 미네가 그린 만화 원작으로, 국내에서 '개구리 중사 케로로'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케로로팡팡'은 인기 애니메이션 '개구리 중사 케로로'를 소재로 만들어진 일종의 캐릭터 게임입니다. 케로로의 인기가 국내에서 상당한 수준이어서 게임이 가지는 기본적인 매력 또한 높은 편이지만, 원작 자체가 성인보다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보니 게임 자체도 저연령층을 타깃으로 제작된 느낌이 강합니다. '케로로팡팡'은 2008년 12월 30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 구름온라인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기획] 만화가 게임을 만났을때…게임, 만화 경계를 허물다②

◆게임, 만화를 넘은 새로운 콘텐츠로

지난 2007년까지만 해도 만화는 게임의 소재를 담아내기에 충분한 재목이었습니다.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스토리와 배경 등의 이미지는 원작 만화를 게임화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죠.

하지만 만화 산업이 웹툰 위주로 축소되고, 스토리 중심이 아닌 정치, 사회를 풍자하거나 일상의 해학적인 요소를 담은 내용이 인기를 끌면서 게임 산업과 만화 산업은 다소 상반된 길을 걷게 됩니다. 인기를 끄는 만화의 소재는 이전에 비해 온라인 게임으로 제작하기가 쉽지 않았고, 게임은 스토리 라인과 세계관 등이 중시되는 서로 다른 현상이 발생한 것이죠.

이 분위기를 타고 게임 제작사들은 나름대로 납득할 만한 세계관을 갖기 위해 스토리텔링과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는 크리에이터의 업무에 집중했습니다. 게임산업에서도 만화를 차용하는 대신 게임 배경과 스토리를 새롭게 창조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으로 '아이온',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 인기 게임 다수가 독립적인 스토리 라인을 갖고 탄생된 게임입니다. 이들 게임 모두 배경이 되는 스토리텔링에서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죠.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게임 스토리 만으로도 만화 이상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기획] 만화가 게임을 만났을때…게임, 만화 경계를 허물다②

특히 '아이온'은 대작 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환타지 세계관을 창조합니다. 천족과 마족의 끝없는 대립과 무한 전쟁이라는 독창적인 요소를 부여해 게이머들로부터 수준 높은 스토리 라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온'이라는 이름은 게임 속 세계인 아트레이아의 창조신이 사는 탑의 이름입니다. 아트레이아는 아이온을 중심으로하는 하나의 세계였지만, 최초의 피조물이었던 용족의 대항으로 인해 탑이 2개로 분열되죠. 이때 갈라진 두 세계가 천계와 마계로 나뉘게 되고 원래는 한 종족이었던 이들은 천족과 마족으로 나뉘어 수천년의 세월을 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때문에 아이온'은 게임 시작시 천족 혹은 마족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때 천족이 되면 과거 군단장 급의 실력자였으나 기억과 스킬 등을 모두 잃은 상태로 시작하고, 이후에 데바가 되어 다시 기억을 되찾고 천족을 수호하며 성장해 나가게 됩니다. 반대로 마족의 경우엔 미래를 바꾸고 주신의 자리를 넘보는 반역의 운명을 가진 자로서 데바로 각성해 게임을 진행해 나가게 됩니다.

세계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요소 전체가 모두 스토리와 연관성을 갖게 됩니다. 이용자들은 레벨업 등을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게 되는 것이죠.

[기획] 만화가 게임을 만났을때…게임, 만화 경계를 허물다②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 등도 게임에 적합한 스토리 라인은 물론, 세계관에 맞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던전앤파이터'는 캐릭터별로 스토리를 담아냈으며, 게임 내 마을 NPC 등과의 스토리 및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러한 스토리는 게임 업데이트에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메이플스토리'는 상상 속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각각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전사마을 페리온, 궁수마을 헤네시스, 도적마을 커닝시티, 마법사마을 엘리니아 등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통해 이용자 스스로가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방식입니다. 정해진 스토리가 없다는 점도 만화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의 경우엔 만화로도 출간돼 이용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만화에 대해 다뤄볼 계획입니다. 게임을 소재로 한 만화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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