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단장은 BIPA에서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을 총괄하며, 인공지능(AI), 웹3, 글로벌 진출 등 최신 흐름을 게임산업 내 전략에 적용하기 위한 기획을 이끌고 있다. 지난 1년간 그는 특히 지역 게임사의 글로벌 진출과 기술 전환(AX) 지원에 집중해왔다.
특히 올해 열린 ‘부산 웹3 게임 커넥트 서밋 2025’를 전환점으로 꼽았다. 다수의 파트너사가 함께한 이 자리에서 글로벌 Web3 기업과 지역 중소 게임사가 직접 연결됐다. 그는 "부산이 더 이상 뒤따라가는 도시가 아니라 글로벌 게임 및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부산은 지난 10년간 글로벌게임센터를 통해 100여 개 스타트업을 키워왔다. 한 단장은 "앞으로는 단순히 기업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연 매출 100억 원대 기업과 글로벌 히트 IP를 반드시 부산에서 배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재와 조직 역량 강화, 주거·창업 인프라 개선, 글로벌 전시 지원과 해외 교류까지 패키지형 지원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부산 출신 기업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공식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단언했다.
또 하나의 부산 상징인 e스포츠 역시 성과 이상의 과제를 안고 있다. 광안리 10만 관객 신화, 롤드컵과 MSI 같은 세계적 대회 유치로 ‘성지’ 이미지를 확립했지만, 한 단장은 "지속 가능한 지역 리그와 기업 참여는 아직 부족하다"라고 진단했다.
해법으로 부산이스포츠경기장(BRENA·브레나)을 실험실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단순 경기장이 아닌 프로 선수, 차세대 인재, 팬, 개발자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 단장은 "이를 위해 'PRIDE(Player(선수), Relationship(관계), Industry(산업), Development(발전), Education(교육))'라는 운영 전략을 바탕으로 종목사와 정규 리그를 확대하고, 생활형·아마추어 리그를 활성화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e스포츠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규제 불확실성과 시장 신뢰성 부족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는 "리스크를 피하는 도시가 아니라 기회로 전환하는 도시, 그것이 부산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부산은 솔라나 등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지역 게임사 5곳을 대상으로 ‘웹3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술 컨설팅과 글로벌 투자 매칭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실패조차 자산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 기업이 두려움 없이 실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 단장은 이번 TGS 2025에서 글로벌 게임 시장의 흐름도 체감했다. 첫째는 AI가 개발 전 과정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 둘째는 멀티 플랫폼과 IP 확장이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전통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꾸준히 참여해 팬과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장면에서 지스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게임 산업은 결국 팬들이 있어야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한 단장은 5년 후 부산을 "아시아 최고의 게임-웹3-e스포츠 테스트베드"로 그렸다. "강소 게임사가 글로벌 IP를 만들어내고, 생활형 e스포츠가 시민들의 일상에 뿌리내리며, 신기술 혁신이 실험되는 도시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바(일본)=김형근 기자(noarose@dailygame.co.kr)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